전기차를 처음 타본 사람 가운데 “차는 조용한데 이상하게 속이 울렁거린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운전자는 괜찮은데 뒷좌석에 탄 가족이나 지인이 멀미를 호소하기도 한다.
전기차라고 해서 반드시 멀미가 더 심해지는 것은 아니다. 멀미는 개인차가 크고 도로 형태, 좌석 위치, 운전 방식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 다만 전기차에는 내연기관차와 다른 가속·감속 특성이 있어 처음 접했을 때 몸이 낯설게 느낄 수 있다.
특히 강한 회생제동이나 즉각적인 가속을 반복하면 차량의 앞뒤 움직임이 예상보다 자주 발생한다. 운전자는 페달을 직접 조작하기 때문에 움직임을 미리 예상하지만, 동승자는 그렇지 못해 더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
전기차의 가속이 더 즉각적으로 느껴지는 이유
내연기관차는 가속페달을 밟으면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고 변속기가 기어를 바꾸면서 속도가 증가한다.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시간차가 느껴질 수 있다.
반면 전기차는 전기모터의 특성상 낮은 속도에서도 빠르게 토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조금 깊게 밟으면 차량이 예상보다 즉각적으로 앞으로 나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고성능 전기차뿐 아니라 일반적인 전기차에서도 이 차이는 쉽게 느낄 수 있다.
운전자에게는 경쾌한 반응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동승자 입장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가속이 반복되면 몸이 앞뒤로 움직이면서 불편해질 수 있다.
특히 신호가 많은 도심에서 출발할 때마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다가 다시 빠르게 놓는 패턴이 반복되면 승차감이 거칠게 느껴진다.
이럴 때는 스포츠 모드처럼 반응이 빠른 주행모드보다 일반 또는 에코 계열의 주행모드를 사용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차량마다 페달 반응 설정이 다르므로 자신과 동승자가 가장 편하게 느끼는 모드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결국 전기차에서는 페달을 얼마나 많이 밟느냐뿐 아니라 얼마나 부드럽게 밟고 풀어주는지가 승차감에 큰 영향을 준다.
회생제동이 강하면 페달을 놓는 순간에도 감속된다
전기차에서 멀미와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요소가 회생제동이다.
전기차는 감속할 때 구동모터를 발전기처럼 활용해 차량의 운동에너지 일부를 전기에너지로 회수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차량에 감속력이 발생한다.
회생제동 강도가 높은 상태에서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만으로도 차량이 꽤 빠르게 속도를 줄일 수 있다.
내연기관차에서는 가속페달을 놓으면 차량이 어느 정도 관성으로 굴러가는 느낌이 익숙한 경우가 많다. 이 감각에 익숙한 사람이 강한 회생제동을 처음 경험하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는데 차가 갑자기 잡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았다 놓았다 반복하면 작은 가속과 감속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움직임은 계기판 숫자로는 크게 보이지 않아도 동승자에게는 피칭, 즉 차체가 앞뒤로 흔들리는 감각으로 전달된다.
따라서 회생제동을 강하게 사용하는 것이 무조건 좋은 운전법이라고 볼 수는 없다.
회생제동 단계 조절이 가능한 차량이라면 처음에는 중간 정도의 설정부터 익혀보는 것도 좋다. 원페달 드라이빙 기능이 있는 차량이라면 충분히 익숙해진 뒤 사용하는 편이 승차감을 조절하기 쉽다.
멀미를 줄이려면 ‘페달을 놓는 방식’부터 바꿔보자
전기차에서 부드럽게 운전하기 위한 핵심은 가속페달을 스위치처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가속할 때는 필요한 만큼 서서히 밟고, 감속할 때도 페달에서 발을 갑자기 완전히 떼기보다 차량 반응을 보면서 서서히 힘을 빼는 방식이 좋다.
회생제동이 강한 차량에서는 이 차이가 특히 크게 느껴진다.
예를 들어 앞의 신호가 빨간색으로 바뀐 것을 멀리서 확인했다면 신호 가까이 갈 때까지 가속한 뒤 갑자기 페달을 놓는 것보다 미리 가속페달에서 힘을 조금씩 빼며 천천히 감속하는 편이 승차감이 부드럽다.
앞차와 충분한 거리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차간거리가 짧으면 앞차의 움직임에 맞춰 계속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게 된다. 여유 있는 간격을 유지하면 한 번의 부드러운 감속으로 속도를 조절하기 쉬워지고 동승자가 느끼는 앞뒤 움직임도 줄어든다.
저속 주차나 좁은 골목에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전기모터는 낮은 속도에서도 반응이 빠르기 때문에 페달을 세밀하게 조작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처음 전기차를 운전한다면 주행모드와 회생제동 단계를 여러 가지로 바꿔보면서 어느 설정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페달을 조절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운전자보다 동승자가 더 쉽게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같은 차를 타고 있는데 운전자는 아무렇지 않고 동승자만 멀미를 느끼는 상황도 흔하다.
운전자는 언제 가속하고 언제 감속할지를 알고 있다. 뇌가 차량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미리 예상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동승자는 차량이 언제 움직일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스마트폰이나 책을 보고 있다면 시각적으로는 고정된 화면을 보고 있지만 몸은 차량의 가속과 감속을 계속 느끼게 된다.
이런 감각의 차이가 불편함을 키울 수 있다.
전기차 특유의 조용함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내연기관차에서는 엔진음과 변속 느낌이 차량이 곧 가속하거나 감속할 것이라는 일종의 신호가 되기도 한다. 전기차는 이런 소리가 적어 동승자가 움직임을 예상하기 어려울 수 있다.
동승자가 불편함을 호소한다면 먼저 운전 방식을 조금 부드럽게 바꿔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가속을 천천히 하고, 회생제동 단계를 낮춰보고, 앞차와의 간격을 넓혀 불필요한 가감속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승차감이 달라질 수 있다.
동승자는 가능하다면 전방을 바라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차량의 움직임을 눈으로 함께 확인하면 몸이 느끼는 움직임과 시각 정보의 차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강한 회생제동이 항상 더 효율적인 것은 아니다
회생제동은 전기차의 장점 중 하나이기 때문에 강하게 설정할수록 무조건 전비가 좋아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도로 상황과 운전 방식에 따라 다르다.
불필요하게 가속한 뒤 강한 회생제동으로 다시 에너지를 회수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불필요한 가감속 자체를 줄이는 편이 더 자연스러운 경우가 많다.
에너지 변환 과정에는 항상 손실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멀리 있는 신호가 곧 바뀔 것을 알고 있다면 가속을 계속하다가 강하게 회생제동하는 것보다 일찍 가속을 줄여 자연스럽게 속도를 낮추는 방식이 승차감과 에너지 사용 측면에서 모두 유리할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도 마찬가지다.
앞차와의 간격이 좁으면 계속 가속과 감속이 반복되지만, 일정한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하면 에너지 소비 패턴도 안정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회생제동 단계는 ‘높을수록 좋은 설정’이 아니라 운전자의 습관과 도로 환경에 맞춰 선택하는 기능으로 보는 편이 적절하다.
처음에는 편한 설정으로 시작하고 천천히 적응하는 것이 좋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처음 바꿨다면 모든 기능을 처음부터 가장 강한 설정으로 사용할 필요는 없다.
회생제동을 조절할 수 있는 차량이라면 본인이 자연스럽게 느끼는 단계부터 시작할 수 있다. 가속 반응이 지나치게 빠르게 느껴진다면 부드러운 주행모드를 선택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며칠 동안 운전하다 보면 어느 정도 페달을 놓았을 때 차량이 얼마나 감속하는지 몸으로 익히게 된다.
이 감각이 익숙해지면 브레이크를 자주 밟지 않고도 부드럽게 속도를 조절할 수 있고, 원페달 드라이빙 역시 처음보다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자신의 운전 편의보다 동승자의 승차감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다.
혼자 운전할 때 편한 회생제동 설정이 가족을 태웠을 때는 불편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나 멀미에 민감한 사람이 함께 탈 때는 가속과 감속을 한 단계 부드럽게 하는 것만으로도 체감 차이가 크다.
전기차의 즉각적인 반응은 단점이라기보다 특성에 가깝다. 그 특성을 이해하고 페달을 섬세하게 조작하면 오히려 매우 부드러운 주행을 만들 수도 있다.
전기차 승차감은 차량의 서스펜션이나 좌석뿐 아니라 운전자의 오른발에서도 크게 달라진다.
처음에는 강한 회생제동과 빠른 가속이 신기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 일상에서는 빠르게 달리는 것보다 가속과 감속을 얼마나 예측 가능하고 부드럽게 만드는지가 더 중요하다.
전기차에 익숙해질수록 페달을 깊게 밟고 완전히 놓는 방식에서 벗어나 필요한 만큼만 조절하는 습관이 생긴다. 이때부터 전기차 특유의 조용함과 부드러운 주행의 장점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FAQ
Q1.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멀미가 더 심한가요?
모든 사람에게 그렇다고 볼 수는 없다. 멀미는 개인차와 도로 환경, 좌석 위치, 운전 방식 등의 영향을 받는다. 다만 강한 회생제동과 즉각적인 가속이 반복되면 처음 전기차를 타는 동승자가 낯선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
Q2. 동승자가 멀미를 하면 회생제동을 낮추는 것이 도움이 되나요?
차량에서 회생제동 단계를 조절할 수 있다면 낮거나 중간 단계로 바꿔 비교해 볼 수 있다. 회생제동 단계뿐 아니라 가속페달을 부드럽게 조절하고 앞차와의 간격을 넓혀 가감속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Q3. 원페달 드라이빙을 사용하면 전비가 무조건 좋아지나요?
무조건 그렇지는 않다. 원페달 드라이빙은 편리하게 감속하고 회생제동을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지만 실제 효율은 운전 방식과 도로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불필요한 가속과 감속을 줄이고 가능한 한 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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