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를 처음 운전하기 시작하면 세차할 때도 한 번쯤 고민하게 된다. 차체 아래에는 고전압 배터리가 자리 잡고 있고 측면이나 전면에는 충전구가 있으니, 고압세척기의 물을 평소처럼 사용해도 괜찮은지 신경 쓰이기 때문이다.
특히 셀프세차장에서 차량 하부의 흙을 씻어내거나 충전구 주변에 물이 튀었을 때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기차 역시 비와 눈을 맞으며 운행하고 세차하는 것을 고려해 만들어지는 자동차다. 정상 상태의 차량을 일반적인 방식으로 세차한다고 해서 물 자체를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다만 전기차라고 특별한 세차법을 새로 외우기보다 고압수를 어디에 얼마나 가까이 사용하는지, 충전구가 어떤 상태인지, 차량 하부에 손상 흔적은 없는지를 구분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충전구 주변에 물이 묻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전기차 충전구는 차량 바깥쪽에 있기 때문에 비나 세차 과정에서 물이 닿을 가능성을 고려한 구조로 만들어진다.
평소 차체를 세척하다가 충전구 덮개 주변에 물방울이 묻었다고 해서 바로 차량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빗물이나 세차수에 노출되는 상황은 전기차의 정상적인 사용 환경에 포함된다.
다만 충전구 덮개를 일부러 열어둔 채 가까운 거리에서 고압수를 직접 분사하는 행동은 피하는 편이 좋다.
고압세척기의 물은 단순한 빗물과 다르다. 가까운 거리에서는 상당한 압력으로 좁은 부분에 물을 밀어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충전 단자뿐 아니라 자동차의 도어 고무 몰딩, 카메라, 센서, 램프 연결부 등에도 지나치게 가까운 고압수 사용은 좋지 않다.
실제로 셀프세차를 할 때는 충전구 덮개를 닫은 상태에서 차체의 다른 부분과 동일하게 주변 오염물을 씻어내는 정도면 충분하다.
세차가 끝난 뒤 충전구를 열었는데 안쪽에 물방울이 조금 보인다면 부드러운 천으로 주변의 눈에 보이는 물기를 제거할 수 있다. 이때 충전 단자 안쪽 깊숙한 곳을 금속 도구나 뾰족한 물건으로 닦으려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차량 바닥에 배터리가 있는데 하부 세차는 괜찮을까
전기차를 리프트에서 보면 차체 바닥의 넓은 면적을 배터리 팩이 차지하는 차량이 많다. 이 모습을 본 뒤 하부세차를 걱정하는 운전자도 있다.
전기차의 고전압 배터리는 도로 주행 중 발생하는 물과 먼지, 오염물질 등을 고려해 차량 내부에 설치된다. 비가 내리는 도로를 달리면 바퀴에서 물이 계속 튀기 때문에 애초에 물이 전혀 닿지 않는 위치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구조를 이해하기 어렵다.
따라서 정상 상태의 차량에서 일반적인 자동세차나 통상적인 하부세차를 무조건 피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겨울철 제설제가 많이 사용되는 지역이나 바닷가 주변을 자주 운행했다면 차량 하부에 남은 염분과 오염물을 씻어내는 것이 차량 관리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여기에서도 중요한 것은 '정상 상태'다.
차량 하부가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거나 배터리 보호판 주변에 변형이 보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높은 턱이나 돌에 하부를 강하게 부딪친 뒤라면 세차보다 먼저 차량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하부 손상이 의심되는 부분에 고압수를 가까이 대고 오랫동안 분사하는 것도 피하는 편이 좋다.
고압세척기는 거리와 각도를 신경 쓰는 것이 좋다
셀프세차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장비 중 하나가 고압세척기다. 오염물을 빠르게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압력이 강하기 때문에 전기차 여부와 관계없이 사용 방법이 중요하다.
고압수 노즐을 차체에 지나치게 가까이 붙이는 것은 피한다. 특히 충전구, 카메라, 각종 센서, 고무 몰딩, 손상된 도장면이나 배선이 노출된 부분에는 일정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
전기차에는 주차 보조용 초음파 센서나 카메라 등 다양한 외부 장치가 장착된 경우가 많다. 차량에 따라 전면 카메라나 레이더가 특정 위치에 있으므로 제조사 사용설명서의 세차 주의사항을 한 번 확인해 두면 도움이 된다.
휠하우스 안쪽도 마찬가지다. 흙이 많이 끼었다고 해서 한 지점에 고압수를 오래 집중하기보다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여러 방향으로 움직여 오염물을 제거하는 방식이 낫다.
실사용에서 기억하기 쉬운 기준은 간단하다. '비를 맞아도 되는 곳'과 '고압수를 아주 가까이 쏴도 되는 곳'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전기차가 물에 노출되는 것을 고려해 설계됐다는 사실과 강한 압력의 물을 특정 연결부에 장시간 직접 분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충전 직전이나 직후 세차할 때 확인할 부분
세차장과 충전소가 가까이 있는 곳에서는 세차가 끝난 직후 바로 충전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충전구 덮개 주변에 세차수가 남아 있다면 눈에 보이는 물기를 간단히 닦고 충전 커넥터와 차량 충전구에 이물질이나 비정상적인 물 고임이 없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좋다.
반대로 충전 중인 상태에서 차량을 직접 세차하려는 행동은 권하기 어렵다. 충전 중에는 케이블이 차량과 충전기에 연결되어 있고 바닥에도 케이블이 놓여 있기 때문에 세차 환경과 동선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
충전을 마친 뒤 커넥터를 정상적으로 분리하고 충전구 덮개까지 닫은 다음 세차를 진행하는 편이 훨씬 단순하다.
겨울철에는 세차 후 남은 물이 얼어붙는 문제도 고려할 수 있다. 충전구 주변이나 도어 손잡이처럼 움직이는 부품에 물이 남아 있으면 영하의 날씨에서 얼 수 있다.
따라서 겨울 저녁에 세차한 뒤 바로 야외에 주차할 예정이라면 충전구와 도어 주변의 물기를 조금 더 신경 써서 제거하는 것이 실사용에서 도움이 된다.
자동세차를 이용할 때는 전기차보다 차량 기능을 먼저 확인하자
전기차라고 해서 자동세차를 사용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는 차종별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차량에는 자동 와이퍼, 자동 주차 기능, 오토홀드, 전동식 주차브레이크, 자동 도어 잠금 등 다양한 기능이 있다. 컨베이어 방식 자동세차에서는 차량을 중립 상태로 유지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차종에 따라 중립 유지 방법이 다를 수 있다.
전기차는 시동이라는 개념이 내연기관차와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에 처음 자동세차에 들어갈 때 기어 조작에서 당황할 수 있다.
또 비를 감지해 자동 와이퍼가 작동하도록 설정되어 있다면 세차 브러시가 움직이는 환경에서 예상하지 못한 작동을 할 수도 있다. 사이드미러 자동 접힘이나 자동 와이퍼 같은 기능도 세차장 안내와 차량 매뉴얼을 기준으로 미리 확인하는 편이 좋다.
결국 자동세차에서 주의해야 할 핵심은 '전기차이기 때문에 물이 위험하다'는 것이 아니라 해당 차량을 세차 모드 또는 필요한 상태로 정확하게 설정하는 것이다.
세차는 차량 하부 상태를 살펴볼 기회이기도 하다
세차를 단순히 외관을 깨끗하게 만드는 작업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전기차를 사용하다 보면 차량 하부를 직접 볼 기회가 거의 없다. 따라서 손세차나 셀프세차를 할 때 휠 주변과 차량 하단을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면 평소 보이지 않던 변화도 확인할 수 있다.
하부 보호판이 아래로 처져 있지는 않은지, 큰 돌이나 장애물과 접촉한 흔적은 없는지, 휠하우스 내부에 이물질이 끼어 있지는 않은지 정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운전자가 고전압 배터리나 전기 부품을 직접 분해하거나 수리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하부 충격 이후 눈에 띄는 변형이나 손상이 발견됐다면 해당 부위를 직접 만지기보다 제조사 서비스센터 등에서 점검을 받는 것이 적절하다.
특히 전기차 하부에서 이상한 냄새, 연기, 누액처럼 평소와 다른 현상이 보인다면 단순 세차 문제로 넘기지 않고 안전거리를 확보한 뒤 제조사의 긴급 대응 안내를 따르는 것이 좋다.
전기차 세차도 기본은 일반 자동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기차를 처음 타면 배터리와 고전압 시스템 때문에 세차조차 특별한 방법이 필요할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정상적인 차량이라면 비와 눈, 일반적인 세차 환경을 고려해 만들어진다. 충전구 덮개를 닫고 적절한 거리에서 고압수를 사용하며, 차량에 손상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는 기본적인 관리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다.
오히려 실사용에서는 세차 자체보다 고압수를 지나치게 가까이 사용하는 습관이나 차량의 세차 모드·중립 유지 방법을 모르고 자동세차에 들어가는 상황을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전기차를 관리할 때 중요한 것은 물을 무조건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사용 환경과 비정상적인 상황을 구분하는 것이다.
충전구나 차량 하부의 구조를 조금만 이해하고 세차하면 전기차라고 해서 필요 이상으로 긴장할 이유도 없고, 반대로 아무 곳에나 고압수를 사용하는 실수도 피할 수 있다.
FAQ
Q1. 전기차 하부에 고압수를 뿌려도 되나요?
정상 상태의 차량이라면 일반적인 하부세차 자체를 무조건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노즐을 차량 하부에 지나치게 가까이 붙이거나 특정 연결부에 장시간 집중적으로 분사하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다. 하부 충격이나 손상 흔적이 있다면 먼저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다.
Q2. 세차 후 충전구 안에 물방울이 있으면 충전하면 안 되나요?
충전구 주변에 일반적인 물방울이 묻은 것과 단자 내부에 물이 고여 있거나 이상이 있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외부 물기는 부드러운 천으로 제거할 수 있으며, 단자 안쪽에 많은 물이나 이물질이 보인다면 무리하게 충전하지 말고 차량 매뉴얼이나 제조사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Q3. 전기차도 자동세차를 이용할 수 있나요?
대부분의 경우 전기차라는 이유만으로 자동세차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차종별 세차 절차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중립 유지, 자동 와이퍼, 오토홀드, 전동식 주차브레이크 등의 설정 방법이 차량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설명서와 해당 세차장의 안내를 따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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