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자동차에서 ‘업데이트’라고 하면 내비게이션 지도 데이터를 새로 넣는 정도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에서는 차량의 여러 기능을 소프트웨어가 제어하면서 업데이트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
차량 화면에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준비됐다는 알림이 나타나고, 스마트폰처럼 지금 설치할 것인지 시간을 예약할 것인지 묻는 차량도 있다.
처음 경험하면 조금 낯설다. 자동차는 기계인데 굳이 정차한 상태에서 수십 분 동안 업데이트를 기다려야 하는지, 업데이트 도중 출발해야 하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진다.
차종에 따라 OTA, 즉 무선 방식으로 업데이트 파일을 내려받을 수도 있고 서비스센터에서 업데이트해야 하는 항목도 있다. 중요한 점은 파일을 받는 과정과 실제 차량에 설치하는 과정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운로드와 설치는 같은 과정이 아니다
차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이해할 때 먼저 구분하면 좋은 것이 ‘다운로드’와 ‘설치’다.
스마트폰에서도 업데이트 파일을 미리 받아두고 나중에 재부팅하면서 설치하는 경우가 있다. 전기차 역시 차량과 제조사에 따라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다.
차량이 이동 중이거나 주차되어 있는 동안 통신망 또는 Wi-Fi 등을 이용해 업데이트 데이터를 받아둘 수 있다. 이때는 운전자가 평소처럼 차량을 사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실제 설치가 시작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업데이트 대상에 따라 차량의 여러 제어장치를 다시 시작하거나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기판이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뿐 아니라 일부 차량 기능이 설치 과정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제조사는 업데이트 설치 조건으로 차량을 안전하게 주차하고 기어를 주차 상태에 두도록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차량에 따라 문을 잠가야 하거나 일정 수준 이상의 배터리 잔량을 요구할 수도 있다.
이런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업데이트 시작 버튼이 활성화되지 않거나 설치가 자동으로 연기될 수 있다.
따라서 알림이 뜨자마자 바로 설치하기보다 화면에 표시되는 예상 소요 시간과 설치 조건을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좋다.
출발 직전에는 업데이트를 시작하지 않는 편이 좋다
업데이트 알림을 보고 가장 조심해야 할 상황은 곧 차량을 사용해야 하는데 설치를 시작하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종류에 따라 몇 분 안에 끝날 수도 있지만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업데이트도 있을 수 있다. 예상 시간이 화면에 표시되더라도 실제 완료까지 걸리는 시간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동안 차량 운행이 제한되는 경우라면 급하게 출발해야 할 상황에서 곤란해진다.
그래서 실사용에서는 출근 직전이나 약속 장소에서 잠시 기다리는 시간보다 저녁에 주차를 마친 뒤처럼 한동안 차량을 사용하지 않을 때 설치하는 편이 편하다.
차량이 업데이트 예약 기능을 지원한다면 새벽이나 평소 운전하지 않는 시간으로 지정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예약을 설정했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업데이트가 시작될 시점에 차량 배터리 상태나 네트워크 연결, 도어 및 충전 상태 등 제조사가 요구하는 조건이 맞지 않으면 설치가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다음 날 차량에 탑승했을 때 업데이트 실패나 연기 메시지가 나타났다면 바로 고장을 의심하기보다 화면에 표시된 이유부터 확인하면 된다.
업데이트 후에는 처음 차량을 켰을 때 일부 화면이나 메뉴의 위치가 달라져 있을 수도 있다.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거나 기존 설정이 초기화되는 항목이 있는지는 업데이트 안내문을 읽어보는 것이 좋다.
충전 중 업데이트가 가능한지는 차량마다 다르다
전기차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기는 질문이 하나 있다.
“충전 케이블을 꽂아둔 상태에서 업데이트해도 될까?”
정답은 차종과 업데이트 종류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일부 차량은 충전 중에도 특정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지만, 다른 차량이나 특정 업데이트에서는 충전을 끝내야 설치가 시작될 수 있다.
반대로 일정 수준 이상의 배터리 잔량을 확보하기 위해 충전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다른 차량 사용자가 “충전하면서 업데이트했다”고 말한 것을 자신의 차량에 그대로 적용할 필요는 없다.
차량 화면에 표시되는 설치 조건을 따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배터리 잔량도 마찬가지다.
소프트웨어 설치 도중 차량의 전원이 불안정해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제조사는 일정 수준 이상의 배터리 상태를 요구할 수 있다. 저전압 12V 계통의 상태 역시 차량 전자장치 작동에 중요하다.
앞서 살펴봤듯 전기차에는 고전압 주행용 배터리뿐 아니라 차량 제어에 사용되는 저전압 시스템도 존재한다.
차량이 자체적으로 전원 상태를 확인한 뒤 조건이 부족하면 업데이트를 시작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사용자가 억지로 우회해 설치를 진행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
특히 업데이트 진행 중 차량 전원을 임의로 차단하거나 12V 배터리를 분리하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업데이트 후에는 바뀐 기능과 설정을 한 번 확인하자
차량 업데이트가 성공적으로 끝났다면 완료 메시지만 보고 바로 넘어가기보다 변경 내용을 간단히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업데이트에는 새로운 기능이 추가될 수도 있지만 기존 기능의 작동 방식이 수정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충전 예약 메뉴의 위치가 달라지거나 운전자 보조 기능의 설정 화면이 변경될 수 있다. 에너지 사용 정보, 내비게이션, 스마트폰 연결 기능처럼 평소 자주 사용하는 메뉴가 업데이트되는 경우도 있다.
차량 제조사가 제공하는 릴리스 노트나 업데이트 설명이 있다면 한 번 읽어두는 것이 좋다.
특히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관련된 설정이 변경됐다면 출발 전 주차 상태에서 메뉴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운전하면서 새 기능을 찾으려고 화면을 오래 보는 것은 피해야 한다.
업데이트 뒤 기존에 저장해둔 설정이 그대로 유지됐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충전 상한선, 예약 충전 시간, 출발 전 공조, 운전자 프로필처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설정이 예상대로 남아 있는지 확인하면 다음날 갑자기 충전이 원하는 수준까지 되지 않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스마트폰 앱과 차량의 연결이 잠시 끊겼다가 다시 연결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앱에 차량 상태가 바로 표시되지 않는다면 차량과 앱을 한 번 다시 확인하고 제조사의 안내를 참고하면 된다.
업데이트가 끝난 뒤 오류 메시지가 반복되거나 이전에 없던 기능 이상이 계속된다면 화면을 사진으로 남기고 서비스센터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자동차 업데이트는 새로운 기능보다 안정적인 관리가 우선이다
전기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라고 하면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는 모습부터 떠올리기 쉽다. 실제로 차량 화면 디자인이나 편의 기능이 달라지면서 새 차를 받은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업데이트의 목적이 항상 눈에 띄는 기능 추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 시스템의 오류를 수정하거나 차량 제어 로직을 개선하고, 특정 기능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변경도 포함될 수 있다.
그렇다고 업데이트 알림이 뜰 때마다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무조건 즉시 설치하는 것도 좋은 습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차량을 한동안 사용하지 않을 수 있는 시간인지, 설치 조건이 충족됐는지, 업데이트 후 변경되는 항목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진행하는 것이 더 실용적이다.
특히 장거리 여행을 떠나기 직전이라면 대규모 업데이트를 바로 시작하기보다 예상 소요 시간과 제조사의 안내를 충분히 확인하는 편이 좋다.
자동차 소프트웨어는 스마트폰 앱과 달리 실제 차량의 여러 기능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가 점점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자동차 관리의 범위도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타이어와 오일, 브레이크 같은 물리적인 부품을 살피는 것이 관리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차량 알림과 업데이트 내용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그렇다고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업데이트 내용을 확인하고, 한동안 운전하지 않을 때 설치하며, 완료 후 자주 사용하는 설정을 다시 살펴보는 것. 이 정도의 습관만으로도 차량 소프트웨어를 훨씬 편하게 관리할 수 있다.
FAQ
Q1. 전기차 업데이트 도중에 급하게 출발해야 하면 운전할 수 있나요?
업데이트 종류와 차량에 따라 설치 중 운행이 제한될 수 있다. 그래서 설치 전 예상 소요 시간과 안내문을 확인하고 차량을 한동안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에 진행하는 것이 좋다. 이미 설치가 시작됐다면 강제로 중단하기보다 차량 화면과 제조사의 안내를 따르는 것이 적절하다.
Q2. 전기차를 충전하면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해도 되나요?
차량과 업데이트 종류에 따라 다르다. 충전 상태에서 설치가 가능한 차량도 있고 충전을 종료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차량 화면에 표시되는 설치 조건과 제조사 안내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Q3. 업데이트 후 설정이 바뀔 수도 있나요?
업데이트 내용에 따라 일부 메뉴나 기능의 위치와 설정 방식이 달라질 수 있으며 특정 항목은 다시 확인이 필요할 수 있다. 업데이트 완료 후 충전 상한, 예약 충전, 공조 예약, 운전자 보조 설정처럼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한 번 살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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