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를 타고 오래된 건물이나 도심 상가를 방문하다 보면 기계식 주차장을 마주칠 때가 있다. 입구에는 차량 길이와 너비, 높이뿐 아니라 최대 중량까지 여러 숫자가 적혀 있다.
내연기관차를 탈 때는 차량 크기만 맞으면 별다른 고민 없이 들어갔던 주차장이라도 전기차에서는 한 번 더 확인하게 된다. 차체 바닥에 대용량 배터리가 들어가면서 차량 무게가 상당한 모델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기차는 기계식 주차장을 사용할 수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핵심은 전기차 여부가 아니라 현재 차량의 실제 제원과 해당 주차설비가 허용하는 조건이 서로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전기차는 왜 같은 크기의 자동차보다 무거울 수 있을까
전기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품 가운데 하나가 고전압 배터리다.
차량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배터리 팩은 상당한 무게를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 차량 바닥에 넓게 배치된다. 여기에 모터와 전력전자 장치, 냉각 시스템 등이 더해진다.
그래서 외관 크기가 비슷한 내연기관차와 비교했을 때 전기차의 공차중량이 더 큰 경우가 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중형 SUV인데 실제 차량 제원을 보면 예상보다 무거운 경우가 생기는 이유다.
기계식 주차설비에서는 이 차이가 중요하다.
설비에는 차량을 올려놓는 팔레트와 이를 위아래 또는 좌우로 이동시키는 기계장치가 있다. 각각의 설비는 감당하도록 설계된 차량 중량 범위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허용 중량을 초과한 차량을 임의로 넣는 것은 피해야 한다.
따라서 “SUV도 들어가는 주차장이니 내 전기차도 괜찮겠지”라고 외관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SUV라고 모두 같은 무게가 아니고 같은 모델이라도 배터리 용량이나 구동 방식에 따라 차량 중량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차장 입구에서는 중량만 보면 되는 것이 아니다
기계식 주차장 입구에는 여러 제한 조건이 표시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차량 높이다. SUV나 루프박스를 장착한 차량이라면 특히 신경 써야 한다.
하지만 높이 외에도 차량의 전체 길이와 너비, 타이어 폭이나 차폭과 관련된 제한이 있을 수 있다.
기계식 주차설비에 따라서는 바퀴가 올라가는 부분의 폭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타이어가 지나치게 넓거나 차량 윤거가 설비와 맞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차량 최저지상고 역시 살펴볼 만하다.
경사로나 팔레트의 턱을 넘어가는 과정에서 차체 하단이 닿을 가능성이 있는 차량이라면 현장 관리자의 확인을 받는 편이 좋다.
전기차는 차량 바닥 쪽에 고전압 배터리가 배치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하부가 바닥 구조물과 접촉하도록 무리해서 진입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결국 기계식 주차에서는 다음 조건이 모두 맞아야 한다.
차량의 무게가 허용 범위 안에 있는지, 길이와 폭, 높이가 맞는지, 바퀴가 지정된 위치에 정상적으로 올라갈 수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차량 무게는 어디에서 확인할 수 있을까
자신의 전기차가 정확히 얼마나 무거운지 기억하는 운전자는 많지 않다.
평소 자동차를 이용하면서 차량 중량을 직접 확인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차량 사용설명서나 제조사가 제공하는 공식 제원표다.
여기에서 공차중량 또는 차량 중량과 관련된 항목을 찾을 수 있다.
다만 같은 모델이라도 세부 트림에 따라 숫자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배터리 용량이 다른 모델이 있을 수 있고 싱글 모터와 듀얼 모터처럼 구동 시스템이 달라질 수도 있다. 휠이나 옵션에 따라서도 일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단순히 인터넷 검색에서 모델명 하나만 입력한 뒤 가장 먼저 나오는 중량을 자신의 차량 값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다.
자동차등록증 등 차량 관련 서류에서도 중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기계식 주차장을 자주 사용하는 운전자라면 자신의 차량 길이, 너비, 높이와 중량 정도를 스마트폰 메모에 적어두는 것도 실용적이다.
낯선 건물 주차장에 들어갔을 때 매번 제원표를 다시 검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공차중량과 실제 운행 상태의 무게는 완전히 같지 않다
차량 제원을 확인하다 보면 ‘공차중량’이라는 표현을 보게 된다.
이 숫자를 기계식 주차장의 허용 중량과 그대로 비교하면 되는지 궁금할 수 있다.
공차중량은 기본적인 차량 상태의 무게를 나타내는 제원이며 실제로 자동차 안에 운전자와 승객, 짐이 실리면 전체 무게는 그보다 증가한다.
캠핑 장비나 여행용 짐을 많이 싣고 있다면 차이는 더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차량 자체의 공차중량이 기계식 주차장의 허용 중량에 아주 가깝다면 “제원상 몇 kg 남으니까 괜찮다”고 임의로 판단하기보다 해당 주차설비 관리자의 안내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설비에 표시된 중량 기준이 어떤 조건의 차량 중량을 의미하는지 사용자가 정확하게 알기 어려운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관리자가 전기차 모델이나 차량 중량을 확인한 뒤 입차를 제한한다면 다른 주차공간을 이용하는 것이 맞다.
몇 분의 주차 편의를 위해 설비 한계를 시험할 이유는 없다.
‘전기차 출입금지’ 표시가 있다면 이유부터 확인하자
일부 오래된 기계식 주차장에서는 전기차 또는 특정 대형 차량의 입차를 제한하는 안내를 볼 수도 있다.
이 경우 “전기차 차별인가?”라고 생각하기보다 해당 시설이 어떤 이유로 제한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편이 좋다.
설비의 허용 중량이 최근 전기차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서일 수도 있고 차량 크기나 구조에 맞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건물이나 주차시설 자체의 운영 기준에 따라 특정 차량 입차를 제한할 수도 있다.
운전자가 차량 중량상 괜찮아 보인다고 생각하더라도 시설 관리자가 입차 불가라고 안내한다면 무리하게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기계식 주차설비의 정확한 사양과 관리 상태는 이용자가 외관만 보고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주변의 자주식 주차장이나 지상 주차공간을 찾는 것이 가장 단순한 해결 방법이다.
특히 처음 방문하는 건물에서 주차장이 기계식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 수 있다면 방문 전에 전화로 자신의 전기차 모델이 입차 가능한지 물어보는 것도 시간을 줄이는 방법이다.
타이어 위치와 사이드미러도 현장에서 확인해야 한다
기계식 주차장에 차량을 올릴 때는 안내선에 맞춰 바퀴를 정확한 위치에 두어야 한다.
전기차는 모터 특성상 가속페달 반응이 즉각적인 경우가 있어 아주 좁은 공간에서는 페달을 섬세하게 조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한 회생제동이나 원페달 드라이빙을 사용하고 있다면 저속 이동 감각이 평소 주차와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다.
자신에게 편한 설정을 사용하면서 안내요원의 지시에 따라 천천히 진입하는 것이 좋다.
차량이 팔레트 위에 올라간 뒤에는 사이드미러를 접어야 하는 설비도 있다.
전동식 사이드미러가 차량 잠금과 함께 자동으로 접히는지, 운전자가 직접 버튼을 눌러야 하는지도 알아두면 편하다.
자동 와이퍼나 자동 주차 기능처럼 차량이 예상하지 못하게 작동할 수 있는 기능은 필요하다면 현장 안내에 맞춰 설정을 확인한다.
특히 일부 전기차에는 차량을 주차한 뒤에도 주변 감시 기능이 작동하는 경우가 있다.
기계식 주차장 내부에서 이런 기능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는 차량과 시설 조건에 따라 다르므로 필요하면 차량 매뉴얼과 현장 안내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기계식 주차 중 충전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일반적인 기계식 주차장은 차량을 보관하는 공간이지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설은 아니다.
차량이 팔레트에 올라가 이동한 뒤에는 운전자가 차량에 접근하기 어렵고, 충전 케이블을 별도로 연결할 수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배터리 잔량이 낮은 상태에서 장시간 기계식 주차장에 세워둘 예정이라면 이후 이동에 필요한 배터리를 미리 생각해 두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낯선 도시에 도착해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라면 숙소의 기계식 주차장에 먼저 차량을 넣기보다 주변 충전소 위치를 확인하는 편이 편할 수 있다.
다음 날 아침 바로 장거리를 이동해야 한다면 더욱 그렇다.
반대로 일반적인 몇 시간 정도의 주차라면 주차 중 배터리 자연 감소를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차량에 불필요한 원격 감시 기능이나 예약 공조가 설정되어 있지 않은지 정도만 평소처럼 확인하면 된다.
출차 후에는 차량 주변을 잠깐 확인해도 좋다
기계식 주차장에서 차량이 나온 뒤에는 바로 출발하기보다 주변 상태를 한 번 확인하는 습관도 괜찮다.
타이어가 정상적으로 보이는지, 사이드미러가 제대로 펼쳐졌는지, 계기판에 새로운 경고가 나타나지 않았는지 정도다.
팔레트 진입 과정에서 하부가 닿았다고 느꼈다면 출차 후 차량 하단을 눈으로 확인하고 이상한 소리나 경고가 없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다만 차량 아래로 직접 들어가 고전압 배터리 주변을 만지거나 분해하려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큰 충격이 있었다고 느끼고 이후 경고까지 나타났다면 서비스센터에서 확인하는 것이 적절하다.
기계식 주차장을 이용했다고 해서 전기차에 특별한 점검이 항상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공간이 좁고 차량이 기계장치에 의해 이동하는 환경인 만큼 입출차 과정에서 이전과 다른 이상이 없었는지를 잠깐 확인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전기차 여부보다 ‘내 차의 정확한 제원’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전기차가 기계식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는지를 하나의 답으로 정하기는 어렵다.
어떤 전기차는 해당 주차장의 중량과 크기 기준 안에 충분히 들어올 수 있고, 다른 전기차는 무게 또는 크기 때문에 이용하지 못할 수 있다.
기계식 주차장 역시 오래된 소형 설비부터 대형 SUV를 고려한 시설까지 규격이 다양하다.
그래서 가장 안전하고 간단한 판단 방법은 차량 종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숫자를 비교하는 것이다.
차량 중량, 길이, 너비, 높이를 확인하고 주차설비의 허용 기준과 비교한 뒤 애매하다면 관리자의 안내를 받는 것.
이 정도만 기억하면 된다.
전기차를 오래 이용하다 보면 충전소 위치나 배터리 잔량뿐 아니라 이런 일상적인 주차 조건도 자연스럽게 차량 생활의 일부가 된다.
자신의 차량 기본 제원을 한 번 알아두면 기계식 주차장뿐 아니라 지하주차장 높이 제한이나 자동차 운송 등 다른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FAQ
Q1. 전기차는 기계식 주차장을 이용하면 안 되나요?
전기차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기계식 주차장을 이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차량 중량과 길이, 너비, 높이 등이 해당 주차설비의 허용 범위에 들어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시설에서 전기차 입차를 별도로 제한하고 있다면 관리자의 안내를 따르는 것이 좋다.
Q2. 차량 무게가 주차장의 최대 중량보다 조금 가벼우면 무조건 들어가도 되나요?
그렇게 단정하기 어렵다. 차량에는 운전자와 승객, 짐의 무게가 추가되고 주차설비마다 적용하는 기준이 다를 수 있다. 허용 중량과 차량 중량 차이가 크지 않다면 시설 관리자에게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Q3. 제 전기차의 중량과 크기는 어디에서 확인할 수 있나요?
차량 제조사의 공식 제원표와 사용설명서, 차량 관련 서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모델도 배터리 용량과 구동 방식, 트림에 따라 제원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자신의 차량과 정확히 일치하는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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