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기에 표시되는 kW와 kWh는 뭐가 다를까? 충전 화면 읽는 법

전기차를 충전하다 보면 충전기 화면에 비슷해 보이는 두 단위가 등장한다. 하나는 kW, 다른 하나는 kWh다.

예를 들어 충전기에는 현재 출력이 70kW라고 표시되는데 충전이 끝난 뒤에는 32kWh가 충전됐다고 나올 수 있다. 처음 전기차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두 숫자가 왜 다른지, 어느 것이 충전 속도이고 어느 것이 실제 사용량인지 헷갈리기 쉽다.

자동차의 ‘km/h’와 ‘km’를 구분하듯 전기차에서도 kW와 kWh의 역할을 구분해 두면 충전 상황을 이해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kW는 지금 얼마나 빠르게 충전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kW는 킬로와트라고 읽는다.

전기차 충전에서는 보통 현재 어느 정도의 전력으로 충전하고 있는지, 즉 충전 속도를 이해하는 데 사용하는 단위다.

예를 들어 급속충전기 화면에 현재 출력이 100kW라고 표시되어 있다면 그 순간 차량에 상당한 전력이 공급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반대로 30kW가 표시된다면 같은 시간 동안 공급되는 전력은 100kW일 때보다 적다.

쉽게 자동차 속도로 비유하면 이해하기 편하다.

자동차가 현재 시속 100km로 달리고 있다고 할 때 ‘100km/h’는 지금 이동하는 속도를 뜻한다. 마찬가지로 충전기에서 표시되는 kW는 현재 충전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는지를 나타내는 숫자에 가깝다.

다만 급속충전기의 최대 출력이 200kW라고 적혀 있다고 해서 차량이 충전 내내 정확히 200kW를 받는 것은 아니다.

실제 충전 출력은 차량의 최대 충전 성능과 배터리 잔량, 배터리 온도, 충전기의 상태 등에 따라 계속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충전을 시작했을 때 150kW가 표시됐다가 배터리가 차오르면서 100kW, 70kW처럼 점차 낮아지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이는 앞서 살펴본 충전 곡선과 관련된 정상적인 변화일 수 있다.

kWh는 얼마나 많은 전기에너지를 사용했는지를 나타낸다

kWh는 킬로와트시라고 읽는다.

kW가 충전 속도를 나타내는 데 사용된다면 kWh는 일정 시간 동안 실제로 사용하거나 저장한 전기에너지의 양을 표현하는 단위다.

전기차 배터리 용량 역시 보통 kWh로 표시된다.

예를 들어 어떤 차량의 배터리 용량이 70kWh라고 적혀 있다면 70kW의 속도로만 충전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배터리가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 규모를 나타내는 수치다.

충전기 사용 내역에서도 kWh를 볼 수 있다.

충전을 시작한 뒤 종료 화면에 ‘충전량 25kWh’가 표시됐다면 이번 충전 과정에서 측정된 전기에너지가 그 정도였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

가정의 전기 사용량을 생각하면 더 쉽다.

전자제품의 순간 소비전력은 W나 kW로 표현할 수 있지만, 한 달 동안 집에서 얼마나 많은 전기를 사용했는지는 kWh로 계산한다.

전기차 역시 같은 개념을 사용한다.

100kW로 30분 충전하면 무조건 50kWh가 들어갈까

수학적으로만 보면 100kW의 출력이 정확히 30분 동안 계속 유지된다면 50kWh에 해당하는 에너지가 공급된다고 계산할 수 있다.

100kW × 0.5시간 = 50kWh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급속충전에서는 이 계산과 정확히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장 큰 이유는 충전 출력이 계속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충전 시작 시점에는 100kW가 나오다가 몇 분 뒤 90kW, 이후 70kW처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배터리 잔량이 높아지면 차량이 충전 전력을 낮추는 경우가 많다.

배터리 온도도 영향을 준다.

추운 겨울에 배터리가 충분히 데워지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높은 충전 출력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충전기 자체의 상황도 변수다. 충전기가 지원하는 최대 출력과 차량이 받을 수 있는 최대 출력 가운데 더 낮은 조건에 의해 실제 속도가 결정될 수 있다.

일부 충전소는 여러 충전기가 전력을 공유하는 구조를 사용할 수도 있어 주변 차량의 충전 상황에 따라 출력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충전기에서 순간적으로 본 최고 kW 숫자 하나만 가지고 최종 충전량을 계산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350kW 충전기’라고 해서 모든 전기차가 350kW로 충전되는 것은 아니다

충전소를 찾다 보면 50kW, 100kW, 200kW 또는 그 이상의 숫자가 적힌 급속충전기를 볼 수 있다.

이 숫자는 일반적으로 해당 충전설비가 제공할 수 있는 출력 수준과 관련된 정보다.

하지만 충전기 출력이 높다고 모든 차량이 그 출력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차량에도 받아들일 수 있는 충전 성능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가상의 예를 들어 차량이 최대 150kW 수준의 급속충전을 지원한다고 해보자. 이 차량을 더 높은 출력을 지원하는 충전기에 연결한다고 해서 차량의 설계 범위를 넘어 계속 높은 전력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고출력 충전을 지원하는 차량을 낮은 출력의 충전기에 연결하면 충전기 자체의 한계 때문에 속도가 제한될 수 있다.

그리고 ‘최대’라는 표현도 중요하다.

차량이 최대 150kW를 지원한다고 해도 충전 시작부터 끝까지 150kW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장거리 이동에서 중요한 것은 최고 출력 숫자 하나보다 필요한 배터리 구간을 어느 정도 시간에 충전할 수 있는가에 더 가깝다.

배터리 용량의 kWh와 충전한 kWh가 딱 맞지 않는 이유

배터리 용량이 70kWh인 차량에서 배터리가 50% 남아 있었다면 100%까지 충전하는 데 정확히 35kWh가 표시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는 충전기 화면에 나타나는 충전량과 단순 계산이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우선 차량의 배터리 잔량 표시는 운전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차량이 계산해 보여주는 값이다.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해 실제 전체 용량 가운데 일부 영역을 운전자가 사용하지 못하도록 관리하는 차량도 있다. 제조사가 표시하는 배터리 용량 역시 총용량인지 사용 가능한 용량인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충전 과정에는 에너지 손실도 있다.

충전기에서 차량으로 전력을 보내고 차량 내부에서 배터리에 저장하는 과정에서는 열이나 전력변환 과정 등으로 일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완속충전과 급속충전은 전력을 변환하는 위치와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효율 특성도 같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계기판에서 줄어든 배터리 퍼센트를 배터리 정격 용량에 단순히 곱한 값과 충전기가 기록한 kWh가 조금 다르다고 해서 바로 이상으로 판단할 필요는 없다.

전기차 전비의 km/kWh도 같은 개념에서 출발한다

kWh 개념을 이해하면 전기차의 전비도 쉬워진다.

국내 전기차 계기판에서는 전비를 km/kWh 형태로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1kWh의 에너지로 평균 몇 km를 이동했는지를 나타내는 방식이다.

가령 계기판에 평균 전비가 5km/kWh라고 표시되어 있다면 배터리에서 사용한 1kWh당 약 5km를 이동한 주행 결과라고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이 숫자는 고정된 성능값이 아니다.

겨울철 난방, 고속주행, 오르막, 타이어 공기압, 탑승 인원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도 kWh가 ‘에너지의 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 전비와 배터리 용량을 연결해서 이해하기 쉽다.

배터리에 저장된 에너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주행거리로 바꾸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전비이기 때문이다.

충전 요금을 볼 때도 kWh를 확인하게 된다

공용 충전기를 사용하면 이용 내역에 충전량과 요금이 함께 표시된다.

이때 실제 충전량은 kWh 단위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모든 충전서비스가 동일한 방식으로 요금을 구성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충전사업자와 회원 여부, 충전기 종류에 따라 요금체계가 다를 수 있고, 장소에 따라 충전요금과 별도로 주차요금이나 장시간 점유에 따른 비용 등이 적용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충전비를 비교할 때는 충전기에서 순간적으로 나온 kW가 아니라 실제 공급된 kWh와 해당 충전서비스의 요금 기준을 함께 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같은 20kWh를 충전하더라도 사용한 충전사업자와 이용 조건이 다르면 최종 결제금액이 같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처음 사용하는 공용 충전소에서는 충전 시작 전에 화면이나 운영사 앱에 표시된 요금 안내를 확인하는 습관이 유용하다.

높은 kW 숫자만 쫓는 것이 항상 가장 빠른 충전 방법은 아니다

전기차에 익숙해지면 충전기 화면에서 높은 출력이 나오는 것을 보고 싶어질 수 있다.

하지만 장거리 여행에서는 순간 최고출력보다 전체 충전시간을 보는 것이 더 실용적이다.

예를 들어 배터리가 이미 높은 수준까지 차 있는 상태에서는 고출력 충전기를 사용해도 차량이 충전 속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

이럴 때 마지막 몇 퍼센트를 채우기 위해 오래 기다리는 것보다 필요한 만큼 충전한 뒤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는 편이 전체 이동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반대로 다음 충전소까지 거리가 길거나 도착 후 충전 환경이 불확실하다면 조금 더 충전하고 출발하는 것이 편할 수 있다.

결국 충전 전략은 최고 kW를 기록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내가 필요한 에너지인 kWh를 필요한 시간 안에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충전기 화면에서 세 가지 숫자만 구분하면 쉽다

전기차 충전기를 처음 사용하면 화면에 숫자가 많아 복잡해 보인다.

하지만 크게 세 가지를 구분하면 대부분 이해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현재 출력인 kW다. 지금 어느 정도 속도로 전력이 공급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두 번째는 누적 충전량인 kWh다. 이번 충전에서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공급됐는지를 나타낸다.

세 번째는 차량의 배터리 잔량인 %다. 배터리가 현재 어느 정도 채워져 있는지를 운전자에게 보여주는 값이다.

예를 들어 충전 화면에 현재 출력 80kW, 누적 충전량 18kWh, 차량 배터리 62%가 보인다면 세 숫자는 서로 다른 정보를 나타내는 것이다.

80kW는 지금의 속도이고, 18kWh는 지금까지 받은 에너지이며, 62%는 차량이 계산한 현재 배터리 충전 상태다.

이 구분만 익숙해져도 충전 속도가 예상보다 느린지, 필요한 만큼 충전됐는지 판단하기 훨씬 쉬워진다.

전기차 충전에서 kW는 속도, kWh는 양이라고 기억하면 된다.

처음에는 비슷해 보이는 단위지만 실제로 몇 번 충전하면서 화면을 확인하면 자연스럽게 구분된다. 이후에는 배터리 용량과 전비, 충전시간까지 서로 연결해서 이해할 수 있어 전기차 충전 계획도 훨씬 단순해진다.

FAQ

Q1. 100kW 급속충전기를 사용하면 1시간에 항상 100kWh를 충전할 수 있나요?
항상 그렇지는 않다. 100kW가 1시간 동안 일정하게 유지된다면 이론적으로 100kWh에 해당하지만 실제 전기차는 배터리 잔량과 온도 등에 따라 충전 출력이 계속 달라질 수 있다.

Q2. 배터리가 80kWh라고 하면 최대 충전속도도 80kW인가요?
아니다. 80kWh는 배터리에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 규모와 관련된 단위이고, kW는 충전 출력과 관련된 단위다. 배터리 용량과 최대 급속충전 출력은 서로 다른 제원이다.

Q3. 충전기에 표시된 kWh와 배터리 퍼센트로 계산한 값이 다른데 문제가 있는 건가요?
반드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배터리의 사용 가능 용량과 표시 방식, 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 등 때문에 단순 계산값과 실제 충전기 기록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댓글 쓰기

0 댓글

페이지

신고하기

프로필

이 블로그 검색

태그